파이썬쟁이
2023 되짚기 본문
그간 글을 올리지 않았던 이유는 별거 없다.
어떻게 보면 바빴다는 말이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적응에 바빴고, 공부에 바빴고, 관계에 바빴다.
성실함에 있어서 바빴다는 이유는 핑계일 뿐이지만
그 바쁨속에서 나는 시간을 허투루 쓴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2년 전보다 훨씬 얻고 공부한게 많은 이번년도에 대해서 되짚어보려고 한다.
1월 ~ 3월
한창 이력서를 이곳 저곳에 넣고 떨어짐과 동시에
커지는 실망감과 함께 성장한 나의 멘탈이 주가 된 분기였다.
다시 와서 생각해보면 '어차피 떨어질 거 아는데 일단 넣어봤다' 라는 허울 좋은 말로 나를 위로했지만
그것은 결국 내 실력이 어디까지인지 안다는 뜻이었고, 패배감을 여유로움으로 포장한 것이다.
물론 이에 안주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족함을 알았고 끊임없이 공부했으며 공부한 것을 실무에 적용하고자 하는 바람이 이루어 졌는지
운이 좋게 현재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4월 ~ 6월
처음 입사하자마자 했던 것은 인프라에 대한 공부였다.
이유는 사내에 인프라와 관련된 부서나 직무를 경험한 사람이 없었고,
스스로 보기에 단일 인스턴스로 감당할 사이즈 규모의 서비스 형태가 아닌 것 같았다.
따라서 해답을 찾기 위해 인프라에 대해서 공부하고
직접 아키텍처 설계를 하여 초기 서비스에 적합한 규모의 구조를 Docker Swarm을 통해 구축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서비스 이용량을 감안했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또한 Django에 대해 심도있게 공부 및 연구한 직원이 없었기에
쿼리 히트와 관련된 내용 없이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급급한 코드들을 고도화 프로젝트 일정을 따내
직접 리드하여 프로젝트를 나름 성공적으로 완성시켰다.
이 프로젝트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아 지금 2차 고도화를 진행중인데,
공부했던 것을 직접 코드로 구현하고 연구하는 과정이 재밌었던 분기였다고 생각한다.
7월 ~ 9월
백엔드 리더 역할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
내가 거쳐가야 할 많은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생략하고 직접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닌 듯 하고
나의 리더쉽에 대한 역량을 스스로 믿지 못하여 선뜻 제안을 거절했지만,
어차피 나중에 경험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컸으므로 결국 수락하게 됐다.
팀 프로젝트의 코드 스타일이나 개발론, 그리고 하나의 코드에 대한
메모리와 쿼리등에 대해 팀원에게 열심히 설명했다.
어떤 측면에선 좋은 리더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내가 자라온 개발자의 길은 늘 혼자였기에 이런 환경에서 커온 개발자가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독자가 개발자라면 알 것이다.
나는 혼자 스스로 경험을 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공부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먼저 질문을 던지거나 하지 않는 이상 일절 터치가 없었다.
내 코드 스타일이 100% 정답이 아닐 뿐더러 모든 코드에는 각자의 개성과 생각이 있다고 판단했고
코드가 잠깐 보기에 이상해보일지더라도 전체적인 프로세스에선
가장 효율적인 코드라고 생각하고 작성했을 것이라고
팀원들을 100% 지지하고 신뢰했다.
물론 이 신뢰를 깨진 않았으나 리더로써 어디까지 관여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았던 분기였다.
10월 ~ 12월
이때부터 슬슬 리더로써 부족한 면이 많이 생각이 났던 분기였다.
못해주었던 것들이 생각나고 나의 부족함을 알게 됐으며 모든 코드를 다시 정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이러한 행동이 스스로의 우울이나 좌절로 빠지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그저 내가 실행했던 코드들에 대해 효율적으로 검증하는 시간이었으니...
또한 비용적인 측면으로 생각하는 법을 많이 공부한 시간이였다.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비용을 확실히 절감할 수 있는 데 그렇지 못한 인프라 구조로
서버 비용을 과도하게 낭비하는 프로젝트가 눈에 보였다.
물론 하나씩 바로 잡고 있지만 사람이라면 후회를 하지 않는가.
그때 잘해놓을걸~ 이라며 후회하고 스스로 채찍질을 하여 더디지만 확실한 성장을 하는 분기였다.
또한 이러한 나를 믿고 거둬준 지금 회사에게 미안하지만 퇴사를 결정짓게 됐다.
지금 와서 퇴사를 이미 결정했으니 어떤 것이든 갖다 대면 이유가 될 것 같으니 적진 않겠지만
그저 시야를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가 가장 컸다.
리더로써 부족함을 알게 됐고 비용적, 인프라 측면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으니
조금 더 나의 의견이 없이 진행된 프로젝트에 투입돼 해당 프로젝트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됐다.
그리고 나서...
현재는 2월 말까지 현재 회사와 인연을 끝맺을 생각이고, 대표님도 그러라고 해주셨다.
퇴사를 선언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했는데도
순서가 분명 맞지 않았는데 믿고 기간을 내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함이 컸다.
내가 잘못 했던 잘못하지 않았던 불완전했던 걸음들을
2024년 2월까지 바로 잡을 생각이다.
퇴사 후의 계획은
당분간은 여행을 하여 조금 더 의미있는 것을 찾아보려고 할 것 같다.
그리고 물론 이직을 준비하고 ...
간간히 연구했던 것들에 대해 정리하여 글을 올리려고 한다.
나름 스스로 이번 직장생활은 내 생애 첫 팀워크였고
그래서 더 신경쓰고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김칫국 마시자면
현직장 사람들이 굉장히 슬퍼할 것 같은데,
서로 놔두고 보내는 것도 관심이니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나아지길 바란다!
성공해서 만나자는 허울 좋은 말보다는 이 말이 나는 더 좋다.
이만 2023 되짚기 끝